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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 (전문기자)『이것이 인간인가』가사(假死) 상태로 10년 보낸 뒤 1957년에야 빛 봐 #1. 1950년대에 홀로코스트 문학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 사례가 프리모 레비의 책『이것이 인간인가』과 엘리 위젤의 책『나이트』이다.
『나이트』도 1959년에 프랑스어로 출간되었을 때, 서평은 좋은 편이었으나 책은 별로 팔리지 않았다. 소름끼치는 주제를 다룬 탓인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랍비가 설교 중에 어쩌다 이 책을 언급하면 “유대인이 과거에 겪은 비극으로 우리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많았다. (엘리 위젤 지음, 나이트, 2007, p18) #2. 프리모 레비는 신세대의 무관심에 절망을 느꼈다.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1986년 발간)』의 결론에서 “아우슈비츠 생존자의 경험은 신세대들에게는 상관없는 일이고, 해가 갈수록 더 상관없어진다. 50년대 60년대의 젊은이들에게 그것은 아버지의 일이었다. ... 80년대의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그들의 할아버지들의 일이다. 멀고 희미하고 ‘역사적인’ 일이다.” (책 p 246) 중요한 것은 과거의 극복이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사람은 현재에 대하여도 맹목이 되어 버립니다. 과거의 비인도적인 행위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은 새로운 감염의 위험에 다시 쉽게 노출됩니다. 그렇다. 사람들은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기를 거부한다. “폭력은 우리 눈앞에 있다. .. 의회민주주의 국가들과 공산권 국가들에서 폭력은 뱀처럼 꿈틀대고 있다. 제3세계에서 폭력은 고질병처럼, 유행병처럼 발발한다. 폭력을 계획하고 합법화하고, 폭력이 필수불가결하고 의무적인 것이라고 선언하며 세상을 오염시킬 새로운 광대를 기다릴 뿐이다(후보들은 늘 있다).불관용과 권력에 대한 욕망, 경제적 이유,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광신, 인종적 마찰 등이 발생시키는 폭력이 난무하는 조류 속에서 미래에 면역성이 있다고 보장할 수 있는 나라는 소수이다.” (책 p 248) “패배 후 나치즘의 조용한 이동은 지중해와 대서양, 태평양에 면한 약 12개국의 군인들과 정치인들에게 박해와 고문의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수많은 신생 폭군들이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다. 몇 군데는 수정하고 몇 군데는 이름을 바꾸면, 그 책은 여전히 쓸모가 있는 것이다.” (책 p 250) 또한 그는 1986년 7월26일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87년 4월11일, 프리모 레비는 토리노 자택에서 투신 자살했다. 만약 레비가 살아서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 대학살과 1991년부터 1999년까지의 보스니아와 코소보의 인종청소를 목격했다면 무엇이라 말했을까? 레비는 분명히 ‘폭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외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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