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홍콩 북부 타이포(Tai Po)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화재가 이틀째 계속되며 사망자가 최소 83명으로 증가했다. 이번 화재는 홍콩 현대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 화재 확산…7개 건물로 번져 화재는 수요일 오후, 32층 규모의 ‘왕푹 코트(Wong Fuk Court)’ 외벽 비계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그물망을 따라 불길이 빠르게 치솟으며 단지 내 8개 건물 중 7개 동으로 확산됐다.
소방 서비스 운영 부국장 데릭 암스트롱 찬(Derek Armstrong Chan)은 “화재는 거의 진압 단계에 들어섰지만, 잔해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후 전 세대에 대한 본격적인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실종자만 279명…수색 난항 정확한 실종자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 행정장관 존 리(John Lee)는 목요일 아침 기준 279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건물 내부가 고온·암흑·낙하 잔해로 가득해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찬 부국장은 “위층에서 계속 떨어지는 비계와 잔해, 고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 때문에 구조팀이 위험을 감수하며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소방관 11명을 포함해 70명 이상이 부상, 약 900명의 주민이 임시 대피소에서 밤을 보냈다.
■ 참사 속 주민의 절규 실종된 아내를 찾는 주민 로렌스 리는 “연기로 복도가 가득해 아내가 다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대피소에서 밤새 소식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샌디 청은 “불꽃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가운데 탈출했다”며 “안전하긴 했지만 집이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 3명 체포…과실치사 혐의 경찰은 건설 회사 관계자와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등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서장 아일린 청(Eileen Cheung)은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프레스티지 건설 엔지니어링(Prestige Construction & Engineering)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이 업체는 해당 단지의 리노베이션을 담당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 내화 기준 미달 자재·고위험 비계도 의심 당국은 외벽 자재 일부가 내화 기준에 미달해 불길 확산을 가속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타워 엘리베이터 로비 근처 창문에서 가연성 플라스틱 폼 패널이 발견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화재의 원인이 된 대나무 비계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나무 비계는 홍콩 건축 현장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안전성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에릭 찬 행정부 수석비서관은 “대나무 비계는 난연성이 금속 비계보다 떨어진다”며 “향후 금속 비계로의 전면 전환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홍콩 전역의 개보수 중인 주택 단지에 대해 비계 안전성 긴급 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 수십 년 만의 최악의 참사 이번 화재는 1996년 카오룽 상업 건물에서 발생해 41명이 숨진 대형 화재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이다.
한편, 교황 레오 14세는 홍콩 주교에게 전보를 보내 희생자와 가족, 구조대원을 위한 기도를 전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