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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정비사업에 이른바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가 현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으로 운영되는 정비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이해관계인들을 모두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정비사업의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ㆍ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임원, 청산인 등이 「형법」 제129조 및 제132조의 뇌물죄 적용과 관련해선 공무원으로 의제 처리돼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접한 업계에서는 `김영란법`이 정비사업에 적용될 경우 부작용에 따른 수많은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민간 영역 침해"… 사업 제동 등 부작용 속출 예상 김래현 변호사 "추진위 및 조합 등은 공무수탁사인에 포함되지 않아" 무엇보다 정비사업이 사실상 조합원 등을 주축으로 민간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김영란법`을 적용하는 건 민간 영역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데 중지가 모아지는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적용이 확정되면 민간 영역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의 경우 사실상 사업의 진행 속도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법이 적용된다면 추진위 및 조합 내에서는 각종 투서나 고발 등이 빗발치면서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업계 한쪽에서는 정비사업의 이해관계자들이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인 `공무수탁사인(公務受託私人ㆍ공적인 행정 업무 권한이나 공권력적인 지위를 부여 받아 행정행위를 행사하는 개인)`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란 국민권익위의 판단을 두고 그 근거가 미약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법무법인 산하에서 도시정비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김래현 변호사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제4조 및 제6조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서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야 한다.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는 원칙적으로 토지등소유자로 구성된 추진위,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이지만 시장이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시 에스에이치공사, 공공기관이 총 지분의 50/100을 초과하는 출자로 설립한 법인 등을 사업시행자 또는 사업대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 즉 추진위 및 조합이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 위탁받는 경우는 없지만 반대로 추진위 및 조합이 시행해야 할 정비사업을 공공기관이 대행하거나 시행하는 경우만이 규정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행정기관은 「정부조직법」 및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그 권한의 위탁 및 위임이 이뤄진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공공기관운영법에 그 권한의 위탁 및 위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예외적으로 개별 공공기관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근거 법에 권한의 위탁 및 위임에 관한 규정을 두는 경우가 있다(LH가 토지 등 자산의 매각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제15조의2 등 참조). 그러나 어느 공공기관도 그 설립ㆍ운영에 관한 근거 법률에서 추진위, 조합 등에 권한의 위임 및 위탁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조항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김 변호사는 "추진위 및 조합 또는 그 임원 등은 `김영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수탁사인으로서 법령에 따라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ㆍ위탁 받은 법인ㆍ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시정비법을 확대 해석하면 도시정비법상의 사업 외에 관련된 법에 명시된 여러 개발사업까지 모두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적용 대상이 광범위해지고, 현재 이를 규제하는 기준도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도시정비법으로 운영되는 정비사업장은 전국적으로 1710곳(2015년 12월 기준)에 달한다. 이들의 조합 및 추진위 임원 및 관계자 등 당사자를 포함한 배우자까지 모두가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다면 대상의 수를 추산하기 어려워질뿐더러 이들을 모두 특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게 유관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을 적용해 추진위 및 조합 임원 등이 공익사업의 추진 주체로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 직무를 수행토록 해야 하며, 정비사업에 만연하게 발생했던 부정과 비리를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다음 달(9월) 28일 법 시행을 앞두고 아직까지 적용 대상과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이대로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편법을 통한 비리가 난무할 것이며, 관련 분쟁이 우후죽순 생겨나 추진위 및 조합 내 혼란이 가중돼 사업이 중단되는 곳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권익위 "이달 말 관련 질의응답 등 발표 예정" 업계 "일단 지켜보자… 강행 시 `누더기` 도시정비법 뒤 밟을 것" 이처럼 `김영란법`을 둘러싼 논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법 적용 대상에 정비사업이 포함될 경우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부작용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유관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국민권익위의 답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조합 및 추진위 등의 이해관계자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이달 말까지 `김영란법`에 대한 매뉴얼(manual) 및 질의응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지난 8일 밝혔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이달 말께 `김영란법`과 관련한 매뉴얼ㆍ질의응답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며 "정비사업의 `김영란법` 적용 대상 포함 여부 및 법적 근거를 포함한 이유 등은 모두 이 답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현실적인 문제와 도시재정비업계의 여론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적용 시 부작용과 관련한 지적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 정부가 업계 전반의 목소리를 쉽게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면서 "다만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개정에 나서거나 선별적으로 정비사업을 아예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국민권익위가 업계가 납득할 만한 해답을 내놓을지 지켜보고 추후 행동에 돌입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입법 과정에서 여론을 무시한 채 허술한 제정이 이뤄져 시행 후 숱하게 개정을 하는 바람에 `누더기`가 된 도시정비법의 전철을 `김영란법`이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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