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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선거 정국과 맞물려 서울 시내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야가 4ㆍ13 총선에 사력을 다하면서 관련 입법이 사실상 중단된 탓도 있지만 야당 소속 시장(市長)의 `표심` 살피기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일선 현장의 볼멘소리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잃어버린 시간`이 당장 서울 지역 도시재정비시장에서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고 토로한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제2의 뉴타운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정치권 욕심에 뉴타운 `우후죽순` 지정… 삽 한 번 못 떠본 곳 24.8% 선거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지역 뉴타운이다. 그 후폭풍은 아직까지 이 지역 부동산시장을 옥죄고 있다. 뉴타운은 2002년 3곳(은평ㆍ길음ㆍ왕십리)을 시범 사업 지구로 지정하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지구 지정이 우후죽순(雨後竹筍ㆍ비가 온 뒤에 여기저기 솟는 죽순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한때에 많이 생겨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뤄졌다. 30년간(1973~2002년) 재정비가 진행된 면적의 2.4배가 5년 만(2002~2006년)에 재정비 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한 `정비사업 출구전략`이 기본적으로 `지정 해제`를 골자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정 남발의 폐해는 광범위했다. 지정 이후 땅값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너도나도 지정을 요청했다. 선거 바람과 맞물려 정치인들은 선심 쓰 듯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자체장들도 이에 편승해 앞다퉈 지정에 나섰다. 문제는 애초부터 이 물량을 시장(市場)이 다 소화하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여기에 예기치 못한 악재들이 겹쳤다. 시세는 올랐지만 대다수 원주민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공시지가`에 준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추가부담금이라는 복병도 고개를 내밀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주저앉으면서 건설업 등을 비롯한 유관 업계가 몸을 사리기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돈`마저 돌지 못했다. 사업 동력이 급속도로 식어 버린 것이다. 그 사이 사업성은 급격히 떨어졌고,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제 목소리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정비사업 출구전략 가동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뉴타운이 마지막으로 지정(2006년 10월)된 후 7년이 지난 2013년 10월 종로구 창신ㆍ숭인동 일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4.8%가 삽 한 번 떠보지 못하고 해제됐다. 그렇다고 해제가 근본적인 `해법`이 된 것도 아니었다. 현재 해제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은 슬럼화다. 서울연구원 `서울시 뉴타운ㆍ재개발 해제 지역의 실태조사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해제지 건물의 75%가 1~2층 단독주택으로 이 중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ㆍ불량 건축물 비율이 83%에 달한다. 가뜩이나 낡은 주택들이 지난 10여 년 동안 개발 예정지라는 이유로 수리 한번 못하다 보니 급격히 노화한 것이다. 기본적인 도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도 상당수다. 이른바 `매몰비용` 문제도 현재 진행 중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루뭉술하게 보조 대상이 확대됐지만 시공자 등을 비롯한 협력 업체와 사업시행자 사이의 갈등은 여전하다. `해제 칼날`에서 살아남은 나머지 지역의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현재 뉴타운 사업 구역 중 완료된 곳은 40곳. 전체 지정 구역의 15%에 불과하다. 남은 157개 구역 중에서 단 15곳에서만 착공에 들어갔다. ▲추진 주체 없이 구역 지정만 된 구역 22곳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설립 전 단계인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 27곳 ▲조합 설립 단계 38곳 ▲사업시행인가 36곳 ▲관리처분인가 19곳 등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곳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지역에서는 주민 간 반목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드시 뉴타운이 진행돼야 한다"는 측과 "해제해야 한다"는 측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곳도 부지기수(不知其數ㆍ헤아릴 수가 없을 만큼 많음)다. 자체적으로 해결이 안 되니 관(官)이 나서 `직권해제` 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또 다른 반발을 부르고 있다. 지정 남발의 폐해가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돌고 있는 셈이다. 4ㆍ13 총선 D-5… 역풍 불까 몸 사리는 지자체, 복지부동 `절정` 한남뉴타운, 압구정지구 등 곳곳서 `파열음`… 주민들 "또 선거 때문에" 선거에서 잉태된 `뉴타운`은 선거(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로 탄생한 시장이 취임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태생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에 시장만 비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뉴타운을 비롯한 도시 전반의 재정비 정책이 다시 한 번 선거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4ㆍ13 총선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관내 도시재정비 정책은 이미 오래전부터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개발 계획의 발표가 미뤄진 지역 대부분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자들도 관심이 높은 시내 요지들이다. 압구정지구(강남구) 재건축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최종 자문 절차까지 마친 `압구정아파트지구 개발 기본계획`은 당초 지난달(3월)부터 주민 공람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선거 뒤로 미뤄진 상태다. 지난 5일 유관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지구 정비계획(안)에 대한 외부 용역은 지난 2월 마무리됐다. 용역은 신반포1차 특별건축구역 정비계획안을 맡은 에이앤유디자인건축사사무소가 맡았다. 사 측이 마련한 정비계획(안)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인 압구정지구를 총 6개 블록으로 나눠 용적률 300%를 적용해 지상 최고 35층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획안은 당초 박원순 시장의 승인 후 지난 2월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기본계획 고시 후 주민설명회 및 공람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대답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은 거주민과 소유자들의 이익을 위해 추진돼야 하는 일인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형평을 따지는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며 "박 시장은 당선 이전부터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당선 이후의 시정(市政) 밑그림을 그린 것 같다. 강남 재건축은 억제하고, 강북 뉴타운ㆍ재개발은 촉진하려는 정책이 이어졌지만 선거를 앞두고는 이마저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마도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시장 입맛대로 압구정지구의 개발 청사진을 재단하고 싶겠지만 선거에서의 역풍을 우려해 몸을 사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강변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박 시장의 대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된다(1면 <서울시 "공동주택 최고 층수 35층 대원칙에 변함없다"> 기사 참조)"고 덧붙였다. 강북 지역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남뉴타운도 사정은 비슷하다. 1구역은 숙원인 조합 설립을 못 한 채 최근 들어서는 `직권해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 오고 있다. 3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지만 건축심의 단계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으면서 사업이 파행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맞춰 조합은 문제로 지적됐던 건물 최고 층수를 29층에서 21층으로 조정한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총선에 밀려 해당 조합과 조합원들로서는 피가 마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이제원 행정2부시장 보고에 이어 박원순 시장 보고까지 들어간 상태지만 사업 추진 및 일정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한 가이드라인이라도 제시하면 그에 따라 수정할 텐데 어떻게 계획을 다시 수정하라는 것인지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며 "서울시는 사업을 진행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중간보고 단계로, 결정된 사안이 없어 답변을 주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시의 복지부동(伏地不動ㆍ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주어진 일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몸을 사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자치구에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확정(안)을 내놓는 게 목표였던 서울역 인근 용산구 서계동에 대한 지구단위계획도 발표가 미뤄진 게 대표적인 예다. 용산구는 2013년 4월 서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지만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4차례에 걸쳐 시ㆍ구 합동 보고회 자문 절차를 거치면서 서울시가 2015년 4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짜기 시작한 것과 맞물리면서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한쪽에서는 서계동을 박 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 사업과 연계하려는 시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조만간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해 열람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 최종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당초 확정(안)을 내놓는다는 목표보다는 지연됐지만 더 나은 대안이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계획에 주민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사업성에 못 미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선거철에 발표하는 게 행정기관으로서는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정책이 선거를 앞두고 급조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시가 발표한 `역세권 2030 청년 주택` 정책이 첫째로 꼽힌다. 이 제도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민간사업자에게 용적률 혜택을 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해당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20만 가구의 `청년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상이 되는 역세권 토지의 30%에 모두 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를 상정한 숫자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유관 업계 중론이다. 한쪽에서는 시가 젊은 층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집단대출 규제 태풍 `눈앞`… 총선용 `반짝` 완화? 한편 4ㆍ13 총선을 앞두고 금융 정책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자칫 특정 계층에 불리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표를 잃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금융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카드 무서명 거래, 실손보험 비급여 개선 방안, 보험 대리점 우회 지원 금지 등의 현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증가세가 가파른 주택 담보대출 중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도 사실상 금융 당국이 손을 놓은 상태다. 일반 아파트나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입주자 또는 입주 예정자에게 집단으로 대출하는 게 집단대출이다. 일반적으로 분양 계약 후 첫 중도금을 내는 시점에 집단대출이 발생한다. 상환 능력보다는 아파트 청약에 따른 분양권을 매개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부실 우려가 높다. 이에 금융 당국은 지난해 11월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집단대출 적정성을 검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집단대출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향후 가계부채의 질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 및 부동산업계는 당국의 집단대출 규제가 부동산시장을 침체시킨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건설업계는 해당 규제로 약 5조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 당국은 올 초 가계부채 대책에서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 부분을 제외시켰다. 분양 위축을 우려하는 건설 및 부동산업계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금융 당국은 국내 가계대출 급증을 유발하고 있는 집단대출에 대해 "규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가 날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데도 집단대출을 옥죄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이번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건설ㆍ부동산업계가 총선을 앞두고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4ㆍ13 총선 이후 서울 지역 도시재정비시장에 불어닥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 때문에 멈춰 섰던 상당수 사업들이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새로이 시동을 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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