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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일부 항염증제가 신체를 바이러스 공격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NTNU) 연구진은 항염증제 계열의 하나인 야누스 키나제(JAK) 억제제가 면역 반응의 핵심 신호 전달 과정을 차단해,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JAK 억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아토피성 피부염 등 다양한 만성 염증성 질환 치료에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약물은 면역 반응의 초기 단계인 제1형 인터페론(IFN)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FN 신호는 감염된 세포가 주변 세포에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경고해 면역 체계가 빠르게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중요한 기전이다.
NTNU 연구원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데니스 카이노프는 CTVNews.ca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이를 "장애물 경주에서 첫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에 비유했다. “이러한 억제제는 선천 면역 방어 체계를 약화시켜 바이러스가 더욱 빠르게 세포에서 세포로, 장기에서 장기로 확산되도록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적응 면역 체계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지죠.”
연구진은 폐, 눈, 뇌 세포 등 다양한 인간 세포 유형과 함께, 오가노이드(실험실에서 배양한 소형 장기 모델)를 이용해 보다 현실적인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카이노프는 “JAK 억제제가 만성 염증 질환에는 효과적이지만, 바이러스 감염 상황에서는 오히려 신체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약물을 복용 중일 때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중요한 시사점 이번 연구는 아직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감염병 전문가 아이작 보고흐 박사는 CTV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는 매우 초기 단계에 있는 전임상 실험이지만, 의미 있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JAK 억제제의 감염 취약성은 이미 일부 알려져 있다며,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고,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도 이런 연관성이 연구되고 있다는 점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의학적 활용 가능성도 주목 한편 연구진은 이 같은 발견이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는 이러한 약물의 특성이 백신 개발이나 암 치료를 위한 바이러스 전달 기술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노프는 “이 연구는 즉각적인 임상시험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전염병 상황에서 의사들의 판단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가 약물 복용 중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일 경우, 약물 중단 또는 대체 치료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이러스에 따라 단 몇 시간 만에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고, 며칠에 걸쳐 퍼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면역 반응의 타이밍은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요약 키포인트
*CP24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