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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의사가 디지털로 모델링된 인간 심장을 이용해 새로운 수술 기술을 테스트하고, 제약회사가 가상 환자를 대상으로 혁신적인 암 치료제를 실험하며, 병원이 가상의 의료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해 팬데믹 상황에서의 대응 전략을 최적화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 모든 것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 덕분이다. 실제 의료 시스템, 장기, 종양, 심지어 전체 인체의 정밀한 가상 모델을 만들어 보다 개인화된 치료와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고 있다.
디지털 트윈, 의료 혁신의 핵심 기술로 부상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 트윈의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Gartner Peer Insights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까지 의료 기관의 25%가 새로운 기술 프로젝트에 디지털 트윈을 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은 의료진이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치료법의 효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병원 관리자와 임상의가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토론토 Verto Health, 200만 명의 가상 환자 데이터 구축 토론토에 본사를 둔 Verto Health는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프레이저 보건국(Fraser Health Authority)과 협력해 200만 명의 환자 가상 복제본을 구축하는 전례 없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레이저 보건국의 고급 데이터 분석 책임자인 셰이진 프렘지(Sheazin Premji)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들이 더 빠르고 쉽게 병원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으며, 퇴원 절차 간소화, 병상 관리 최적화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첫 단계는 ‘디지털 프런트 도어’(Digital Front Door)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은 가상의 의료 비서 ‘Fraser’를 활용해 예약을 잡고 필요한 의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Verto Health의 창립자이자 CEO인 마이클 밀러(Michael Millar)는 “AI 기반 시스템이 환자의 의료 기록을 신속하게 분석하고, 중요한 정보를 강조하여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강조했다. “의료진이 10년 치 기록을 단 30초 만에 요약해서 볼 수 있다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암 치료를 위한 AI 기반 임상 시험 토론토의 스타트업 Altis Labs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암 치료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임상 시험의 실패율이 높은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Altis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을 통해 치료 효과를 조기에 평가함으로써 임상 시험의 실패를 최소화하고, 보다 효과적인 신약을 신속하게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ltis의 CEO인 발다우프 렌셴(Baldauf Lenschen)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종양 크기 변화만을 치료 효과의 기준으로 삼았지만,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환자의 개별 특성과 질병의 진행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을 활용해 CT 스캔 결과와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비교하면 환자의 뼈 밀도, 암 확산 정도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여 생존 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생존율 예측 정확도가 기존 방식보다 40% 향상되었다.
재난 대비에도 활용되는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은 병원 시스템뿐만 아니라 도시 및 공공 안전 시스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캐나다의 RUNWITHIT Synthetics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극심한 폭염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가장 영향을 받을 지역을 파악하고, 냉방 센터 및 의료 자원을 최적의 위치에 배치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정책 입안자와 의료 관리자들이 보다 공평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의 한계와 윤리적 고려 디지털 트윈 기술이 의료 산업을 혁신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1. 데이터 보호 및 개인정보 보안 2. 소외 계층에 대한 형평성 문제 3. 의료의 인간적 요소 부족
디지털 트윈,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Verto, Altis, RUNWITHIT과 같은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이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발전시킬 핵심 기술이라고 믿는다.
Verto의 CEO 마이클 밀러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없다면 의료 시스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의료진이 환자와의 연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의료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이 불러올 의료 혁신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