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중반 들어 캐나다 임대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주택 공급은 급증한 반면, 수요는 줄어들며 임대료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주택금융공사(CMHC)의 최근 ‘중간 임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밴쿠버, 캘거리, 토론토, 핼리팩스 등 주요 대도시의 신규 임대료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분기 기준 이들 도시의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2~8% 하락했으며, 반면 에드먼턴, 오타와, 몬트리올은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 폭은 둔화됐다.

 

이번 임대료 하락은 단순한 공급 증가뿐 아니라, 연방 정부의 이민자 수 제한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특히 국제 유학생과 임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줄어들며 온타리오, 브리티시컬럼비아, 노바스코샤 등 주요 주에서 수요가 감소했다. 더불어 청년층과 신입 졸업자의 실업률도 높게 유지되며 수요 둔화에 한몫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기록적인 신규 임대 주택 완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담보형 다세대 주택 부문은 연방 정부의 금융 프로그램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4년 신규 착공된 담보형 임대 주택의 88%는 CMHC의 ‘다세대 주택 담보 대출 보험(MLI)’과 ‘아파트 건설 대출 프로그램(ACLP)’의 보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7년 5%에 불과했던 비율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증가세다.

 

밴쿠버와 토론토에서는 ACLP의 활용 비율이 높았고, 캘거리·에드먼턴·몬트리올 등은 MLI 채택이 활발했다. 이처럼 금융 지원을 통한 신축 물량 증가는 시장 내 임대 경쟁을 심화시키며, 일부 건설사들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첫 달 임대료 면제’, ‘이사 지원금’, ‘계약 보너스’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2차 임대 시장—즉 개인 투자자가 소유한 임대 부동산도 경쟁을 가속화시키며 종종 신축보다 낮은 임대료를 제시해 전체 시장의 임대료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공시된 신규 임대료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세입자들이 거주 중인 주택의 임대료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7대 주요 도시의 2베드룸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최대 17% 상승했다. 이는 회전 임대료와 기존 임대료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토론토의 경우, 신규 계약 시 임대료(회전 임대료)와 기존 임대료의 차이는 2024년 기준 44%에 달했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의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도 증가하고 있으며, 밴쿠버는 약 18%, 토론토는 16%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심화된 상황이다.

 

이처럼 높은 주거 비용에 부담을 느낀 임차인들은 ‘룸메이트 구하기’, ‘다가구 주택 공동 거주’ 등 대체 주거 방식을 선택하거나, 도심 외곽의 보다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실률 역시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학 캠퍼스 인근의 특수 목적 임대 주택(SPURs)의 경우, 국제 유학생 감소와 맞물려 공실률 증가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CMHC는 “공시 임대료 하락은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가 병행된다면 장기적으로 시장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일리하이브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