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캐나다 정치인과 기업 리더들은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지방 간 무역 장벽 완화다.

 

서로 다른 규정을 가진 지방과 지역 간 상품과 서비스 이동이 복잡해지면서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마다 게임의 규칙이 다르다 보니, 국경을 넘나들며 사고파는 것이 어렵습니다.”
– 트레버 톰베, 캘거리 대학교 경제학 교수

 

캐나다 독립 기업 연합(CFIB)은 2024년 보고서에서 이러한 장벽을 제거하면 캐나다 경제가 연간 최대 2,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 간 무역 장벽의 주요 사례

1. 알코올 규제

대표적인 예 중 하나는 주별로 다른 알코올 규제다.

 

CFIB 보고서에 따르면 각 주는 알코올 판매와 유통에 대한 자체 규정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개인 소비를 위한 주 간 반입량까지 제한하고 있다.

 

다만, 최근 몇몇 주에서는 직접 소비자 배송(Direct-to-Consumer Shipping)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톰베 교수는 알코올 규제가 지방 간 무역 문제 중에서는 비교적 ‘사소한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캐나다의 전반적인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 유제품, 가금류 및 계란 공급 관리

앨버타 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앤드류 리치는 ‘공급 관리(Supply Management)’ 시스템이 주요 무역 장벽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주가 유제품 산업을 키우고 다른 주로 수출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연방 시스템이 지방별 할당량을 정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 관리는 유제품, 가금류, 계란의 생산량과 도매 가격을 정부가 규제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보호무역 성격이 강하며, 주 간 교역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도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자유무역협정(USMCA) 협상에서 캐나다 유제품 시장 개방이 주요 쟁점이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다시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리치 교수는 공급 관리 시스템을 개혁하면 지방 간 무역 장벽이 일부 해소될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캐나다가 유리한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캐나다 시장에 더 많은 접근을 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무역 협상에서 공급 관리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 노동 이동성

CFIB는 보고서에서 각 주마다 다른 면허, 인증, 표준이 노동자의 이동성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직업에 따라 이동성이 더 크거나 작을 수 있습니다.
인증이 있으면 다른 주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인증을 갱신하거나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앤드류 리치 교수

 

예를 들어, 치과 위생사의 경우 일부 주에서는 국소 마취(동결 주사)를 놓을 수 있지만, 다른 주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술이 필요한 주에서 일하려면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한다.

 

4. 트럭 운송 규제

보수당 대표 피에르 푸일리에브르는 ‘트럭 운송 규제 완화’가 지방 간 무역을 촉진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현재 캐나다는 주마다 다른 트럭 운송 규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물류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지형적 차이로 인해 B.C.와 Saskatchewan의 규정이 다를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화물을 운송할 때, 한 대의 트럭이 모든 주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은 문제입니다." – 앤드류 리치 교수

 

캐나다 트럭 운송 연합(CTA)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트럭 운송 산업이 주마다 직면하는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겨울 도로 유지 관리 기준
• 운전자 교육 및 면허 기준
• 휴게소 접근성
• 교량 높이 및 통행 허가 요건

 

예를 들어, 서부 주에서는 ‘일출과 일몰’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대형 화물 트럭이 이동하는 데 불필요한 제약이 발생하기도 한다.

 

"작은 마찰, 하지만 경제적 손실은 크다"

리치 교수는 이러한 규제 차이를 ‘작은 마찰(Small Frictions)’이라 표현했다.

 

이는 건축법, 증권 규제, 도로 중량 제한 등 사소해 보이지만 무역과 경제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의미한다.

 

톰베 교수는 인프라 용량 문제도 지방 간 무역 장벽의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동서 간 교역을 제한하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입니다."

 

그는 전국적으로 규제를 완전히 통합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트럭 운송, 전문 자격증, 농업 분야 등 일부 산업에서는 상호 인증 제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특정 품목이 생산될 때, 국경을 넘을 때,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 매번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 번의 검사만으로 충분합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검사를 했다면, 다른 주에서도 이를 인정하면 됩니다."

 

지방 간 무역 장벽 완화는 캐나다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개혁과 정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CP24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