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한 시위대가 캐나다 전역 주요 도시에서 거리로 나섰다. 그들은 트럼프가 캐나다 주권을 위협하고 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트럼프는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언은 백악관이 캐나다에 완화된 관세를 적용하고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캐나다는 이미 위대하다”

 

몬트리올의 마운트 로얄 공원에는 수백 명이 모여 트럼프의 경멸적인 발언에 항의하며 연대를 표현했다. 시위자들은 “손 떼세요!” “캐나다는 이미 위대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단풍잎과 백합 문양이 장식된 표지판도 눈에 띄었다.

 

기념비 아래에서는 예술가, 정치인, 그리고 국경없는의사회 전임 대표 등이 발언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캐나다 독립에 가하는 위협을 경고했다.

 

36세 시위자 조나단 트리비손노는 트럼프가 저스틴 트뤼도를 “주지사”라고 부르며 합병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을 전했다.

“우리는 오랜 친구였습니다. 제 파트너도 미국인이고, 절친도 미국인이에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위협받는 건 정말 낙담스럽습니다.”

 

그의 파트너는 “팔꿈치를 위로!”라는 문구와, 미국 독수리를 막는 캐나다 거위를 그린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다른 포스터는 덜 점잖았다. MAGA를 “멍청이들이 미국을 통치하고 있다”로 바꾼 문구부터, 중지를 뻗은 손 그림까지 다양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캐나다와 퀘벡 국기가 물결쳤고, 스네어 드러머가 리듬을 더해 군악대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는 트럼프를 원하지 않는다"

이 집회를 주도한 퀘벡 저널리스트 알랭 쏘니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집에 있는데 트럼프가 캐나다를 침공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게 되고, 트럼프의 가치관이 우리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위협을 받는다면, 우리는 분명히 입장을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반발은 전국으로 퍼졌다. 핼리팩스에서도 수백 명이 비를 맞으며 컨벤션 센터 앞에서 집회에 참석했고, Tragically Hip 등 캐나다 음악을 커버하는 밴드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연대했다.

 

66세의 데비 베이커는 딸과 함께 처음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말해야 할 때라고 느꼈어요. 저는 자랑스러운 캐나다인이며, 해양인이며, 노바스코샤인이에요. 이 나라를 차지하려는 시도는 누구에게서든 용납할 수 없습니다.”

 

NDP 대표 재그밋 싱도 대서양 연안 지역 순방 중 집회에 들러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셀카를 찍었다.

 

매니토바 주 총리 와브 키뉴는 “주민들이 지역적, 국가적 자긍심을 드러내고,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동참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삼켜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시위는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의 독단적 정책에 반발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하루 만에 열린 것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공공기관 해체, 국회의사당 폭동 관련자 사면 등 11주간의 급진적인 행보에 항의하기 위해 50개 주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시민단체, 노동조합, LGBTQ 단체 등 다양한 그룹이 참여한 이 시위는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행보, 글로벌 무역 갈등 조장, 타국 침범 발언 등을 비판하며 “HandsOff!”라는 이름 아래 결집했다. 특히 캐나다를 삼키겠다는 트럼프의 발언과, 미국 공직자 일부를 숙청하려는 일론 머스크의 움직임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몬트리올 시위에서는 “머스크 + DOGE + 암호화폐 = 위험”이라는 포스터도 눈에 띄었다.

 

Confédération des syndicats nationaux의 부회장 카티아 르리에브르는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전체주의적 경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과학자들의 연구가 막히고, 대학이 침묵당하며, 법원이 공격받고, 정치에 반하는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해고되는 현실이 머지않아 닥칠 수 있습니다.”

 

전 퀘벡 문화부 장관 크리스틴 생피에르는 시위의 본질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우리는 삼켜지지 않을 것입니다.”

 

 

*City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