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가족 관계가 있는 미국인들이 최근 캐나다 시민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정치적·사회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일부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찾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 권리 후퇴에 대한 우려

이민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특히 캐나다인 부모나 조부모를 둔 미국인들이 시민권 신청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캐나다 북부 지역으로 실제 이주까지 고려하고 있다.

 

LGBTQ2S+ 커뮤니티에 속한 일부 신청자들은 미국 내 권리 보장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이 위축되는 상황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민 전문 변호사 샹탈 데슬로게스는 CTV News.ca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람들은 미국의 변화에 매우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권력 강화와 사회적 억압 분위기가 커지면서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감정을 호소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민 전문 변호사 맥스 차우다리는 특히 트랜스젠더 의뢰인들의 우려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보이지 않게 만들려는 정책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주를 결심한 가족도 많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 ‘잃어버린 캐나다인’에게 열린 길

최근 이 같은 시민권 신청 급증은 캐나다 정부의 임시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 3월 마크 밀러 전 이민부 장관은 ‘잃어버린 캐나다인’ — 즉 해외 출생이나 입양 등으로 시민권에서 제외된 사람들 — 에게 다시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

“현행 제도는 시민권을 대체로 1세대로 제한하고 있어, 캐나다와 실제 연결이 있는 사람들까지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밀러 전 장관은 말했다.

 

다만, 해당 지침은 법안 C-71이 의회 정회로 인해 통과되지 못한 상황에서 임시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며, 향후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다양해진 신청자

밴쿠버의 이민 전문 변호사 리처드 컬랜드는 현재의 신청자 특성이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미국 대선 이후 문의가 몰리는 현상은 종종 있었지만, 그때는 주로 은퇴를 앞둔 고령층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치적 성향이나 경제적 배경을 뛰어넘은 다양한 사람들이 시민권을 원하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컬랜드에 따르면 이들은 동성결혼, LGBTQ2S+ 권리, 그리고 미국 사회 전반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데슬로게스 역시 다양한 연령대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60~70대뿐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 부모들의 문의도 늘었습니다.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실질적인 공포가 그 바탕에 있습니다.”

 

■ ‘두려움에 이끌린 선택’

컬랜드는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일부는 시민권 절차가 끝나기 전에 캐나다로 먼저 들어오기도 합니다.”

 

데슬로게스는 최근 상담자들 중 일부가 이미 캐나다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진지함입니다. ‘여권이 나오면 곧바로 떠나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재의 움직임은 단순한 정책 변화의 반응을 넘어, 삶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미국 내 사회 변화가 계속되는 한, 이러한 시민권 신청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