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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소매업체인 허드슨 베이 컴퍼니(HBC)가 2025년 6월 1일 일요일 오후, 공식적으로 모든 매장의 문을 닫았다. 모피 무역으로 시작해 전국적인 백화점 체인으로 성장했던 이 기업은 355년의 긴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이번 폐쇄는 1670년부터 캐나다 상업의 중심축 중 하나였던 허드슨 베이 컴퍼니가 사실상 소매 역사에서 퇴장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제국에서 백화점까지… 한 시대의 끝 HBC는 1670년, 찰스 2세가 승인한 영국 왕실 칙허장을 통해 설립되었다. 당시 이 회사는 현재의 앨버타, 서스캐처원, 매니토바, 온타리오, 퀘벡, 누나부트를 포함한 '루퍼트랜드' 지역에서 모피 무역을 독점하며 북미 식민 경제를 이끌었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서며 소매업으로 사업 영역을 전환, 허드슨 베이 백화점 체인을 전국에 구축해왔다.
그러나 2025년 3월,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 변화, 유동 인구 감소, 글로벌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한 재정 악화로 인해 연방 회사채권자조정법(CCAA)에 따라 채권자 보호를 신청하며 위기를 공식화했다.
청산 결정… 전국 96개 매장 폐쇄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HBC는 청산 절차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전역에 있는 허드슨 베이 매장 80곳, 삭스 피프스 애비뉴 3곳, 삭스 오프 피프스 13곳이 모두 문을 닫았다.
회사 웹사이트인 thebay.com 역시 일요일 폐쇄되었으며, 현재는 HBC의 CCAA 관련 법정 감독관 페이지로 연결되는 단일 랜딩 페이지만 남아 있다.
자산 인수 움직임… 브랜드는 살아남을까 매장은 사라졌지만, 허드슨 베이의 유산은 일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캐나디안 타이어 코퍼레이션은 법원 승인을 조건으로, 허드슨 베이의 브랜드, 로고, 자체 브랜드(PB), 그리고 상징적인 다채로운 줄무늬 등 지적재산권을 3,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브리티시컬럼비아 출신 억만장자이자 쇼핑몰 소유주인 루비(웨이홍) 리우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앨버타, 온타리오 등지의 허드슨 베이 매장 임대권 28곳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리우는 이 공간에 새로운 콘셉트의 백화점 체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며, 현재 임대인 및 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8,300명 해고… 문화적 공백도 남겨 이번 폐쇄로 인해 일요일 하루에만 8,300명의 직원이 해고되었으며, 유통센터 정리에 따라 6월 중순까지 추가로 약 900명이 해고될 예정이다.
경제적 여파뿐 아니라, 허드슨 베이를 통해 세대를 이어 쇼핑해온 캐나다인들에게는 정서적 상실감도 남긴다.
문화유산 논란… 왕실 헌장 등 경매 예정 허드슨 베이가 보유한 1,700점 이상의 미술품과 2,700점 이상의 유물 역시 처리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이 중 가장 상징적인 유산은 캐나다 건국사의 핵심 유물인 1670년 영국 왕실 칙허장이다.
일부 유물은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나, 원주민 공동체와 정부 기관은 문화적으로 중요한 유산이 민간에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참고로, HBC의 일부 유물은 이미 1993년 매니토바 기록보관소에 기증되었으며, 2020년에는 위니펙 소재 매니토바 박물관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 바 있다.
허드슨 베이의 폐쇄와 함께, 캐나다 소매업계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도심 주요 상업 공간이 공실로 남으면서, 향후 중국계 기업이나 새로운 백화점 모델이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캐나디언 타이어와 루비 리우의 행보가 브랜드의 일부를 계승할 수는 있겠지만, '허드슨 베이'라는 이름이 소매업의 상징이었던 시대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데일리하이브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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