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앞에서 장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화면 사용 습관이 자녀의 연령에 맞지 않는 콘텐츠 노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요일, BMC Pediatrics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빈도와 가족 내 기기 사용 규칙이 청소년이 R등급 영화를 보거나 성인 등급 비디오 게임을 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부모의 습관과 자녀의 미디어 노출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소아과 조교수이자 연구 책임자인 제이슨 나가타 박사는 "부모의 미디어 사용 규칙이 청소년의 성인 콘텐츠 노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청소년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12~13세 청소년 10,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화면 기반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을 제한하려고 노력한다"와 같은 14개 항목의 설문지에 1(전혀 동의하지 않음)부터 4(전적으로 동의함)까지 응답했다. 청소년들은 "R등급 영화를 얼마나 자주 보십니까?" 및 "성인 등급 비디오 게임을 얼마나 자주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0(전혀 안 함)부터 3(항상)까지 평가했다.

 

연구 결과, 부모의 화면 사용이 1단위 증가할 때마다 자녀가 성인용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R등급 영화를 볼 가능성이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 기고가이자 뉴저지주 페어리 딕킨슨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인 카라 알라이모 박사는 "이 연구는 부모가 자녀의 화면 사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자녀들이 반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가족 내 화면 사용 규칙의 중요성

연구는 또한 청소년이 식사 중 화면을 자주 사용할수록, 그리고 침실에서 기기를 사용할 시간이 많을수록 성인 콘텐츠 노출 빈도가 증가하는 것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혔다.

 

부모가 자녀의 화면 사용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좋은 시작점은 건강한 기기 사용 습관을 직접 실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모가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하면 청소년도 비슷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가타 박사는 "부모는 자신이 정한 규칙을 먼저 실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중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부모도 이를 지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알라이모 박사는 또한 부모들이 자신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있을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정말 의미 있는 활동인지, 아니면 무의미한 스크롤인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녀는 부모들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자녀가 학교에 있거나 잠든 시간으로 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자녀와 함께 건강한 미디어 습관 만들기

나가타 박사는 청소년의 침실 내 화면 사용이 성인 콘텐츠 노출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가족이 식사 시간과 취침 전 화면 사용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각 가정이 자녀의 연령과 생활 방식에 맞는 가족 미디어 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장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자녀와 함께 적절한 미디어 사용에 대해 논의하고, 하루 중 특정 시간에는 화면을 사용하지 않는 등의 규칙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벌 대신 긍정적인 보상을 활용하기

연구는 또한 부모가 자녀의 화면 사용을 처벌의 도구로 삼을 경우, 오히려 청소년들이 더 성숙한 콘텐츠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가타 박사는 이를 "청소년들이 독립을 원하면서 부모의 제한 조치에 반발하는 현상"으로 설명했다.

 

알라이모 박사는 "부모가 화면 사용을 갑자기 제한하면, 자녀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를 꺼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금전적인 협박을 당하는 경우에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부모가 이러한 처벌 조치를 취하기 전에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구는 부모가 화면 시간을 보상의 개념으로 활용할 경우, 청소년이 덜 성숙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긍정적인 미디어 사용 습관을 유도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나가타 박사는 제안했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