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차량 한 대가 도난당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누군가의 소유로 이전되어 있었다면? 실제로 온타리오주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2020년 9월, 오크빌의 한 고급 자동차 딜러 더그(Doug)는 검은색 메르세데스 G 클래스 SUV를 전시장에 두고 있었지만, 어느 날 차량 등록센터에서 "이 차량은 당신 것이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알고 보니 절도범들은 차량 자체가 아닌, 차량 고유 식별 번호(VIN)만을 노리고 있었다.

 

VIN 번호만 훔쳐도 '등록'은 가능하다?

더그는 "문서상으로는 차량이 이미 다른 회사로 이전되어 있었으며, 해당 차량의 주행거리조차 전혀 달랐다"고 설명한다.

 

범인들은 전시장에 잠입해 차량의 17자리 VIN을 적어 두고, 도난 차량에 이 번호를 부착한 뒤 등록하는 '리빈(re-vinning)'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식으로 도난 차량이 합법 차량처럼 포장되어 중고 시장에 재판매되며, 종종 구매자도, 진짜 소유자도 피해를 입게 된다.

 

VIN 사기 피해자 증가… 새 대응 도구 등장

차량 이력 보고서 업체인 카팩스(Carfax)에 따르면, 최근 VIN 사기 관련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카팩스 사장 숀 보딩(Shawn Vording)은 "하나의 VIN이 두 개의 생명을 가진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난 차량은 주로 해외로 수출되지만, 일부는 국내에서도 운행된다. 카팩스는 국경 서비스국의 수출 데이터를 포함한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VIN 활동 감시 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모니터링 도구를 출시했다.

 

"VIN 사기는 소비자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줍니다. 사기 발생률을 줄이고 조직범죄의 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숀 보딩, 카팩스 사장

 

캐나다 전역서 차량 도난 피해 '사상 최고'

2024년 한 해 동안 캐나다 전역에서는 약 6만 9천 대의 차량이 도난당해 10억 달러 이상의 보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온타리오 주 정부는 차량 등록 절차를 강화했지만, 사기범들의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올해 초에는 온타리오주 등록 사무소 직원들이 도난 차량 등록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한 직원은 관련 차량을 운전 중 체포되었고, 조직적 유통에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다.

 

명백한 위조… 그러나 막을 수 없는 이유

더그는 "VIN 변경은 너무나 명백해서 실수일 리 없다"고 말한다.

 

해당 사건의 관련 문서를 통해, 과거 총격 사건에 연루된 전과자가 이 사기에 관여했음이 밝혀졌지만, 기소는 기각됐고 경찰은 수사상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차량 등록 시스템 내부에 부정직한 사람이 있다면, 이런 사기를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도 경찰의 협조로 실제 차량임이 입증되어, 고객에게 차량이 무사히 인도되었지만, 이는 흔치 않은 결말이다.

 

✅ 알아두면 좋은 정보: VIN 사기 예방법

-중고차 구매 시 VIN 번호를 반드시 확인하고, 카팩스 등의 서비스로 이력 조회

-차량 등록 시, 이전 소유주 기록을 꼼꼼히 검토

-운전석 유리 하단과 문 안쪽의 VIN이 일치하는지 확인

-의심스러운 차량은 경찰 또는 차량 등록 기관에 신고

 

 

 

*CP24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