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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흡연을 섹시하게 만들었던 나라, 담배와 결별하다 2025-05-31 17:31:34
작성인
  root 카카오톡 공유버튼
조회 : 231   추천: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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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트 바르도는 생트로페 해변에서 맨발로 담배 연기를 느긋하게 들이마셨다. 장폴 벨몽도는 샹젤리제 거리를 거닐며 반항적인 입술 사이로 연기를 내뿜었다. 이 장면들은 단순한 연기가 아니었다. 프랑스에서 담배는 영화적 발언이자, 유혹이며, 반항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오는 7월 1일부터, 바르도와 벨몽도의 명장면을 현실에서 재연하는 사람은 최대 135유로(약 153달러)의 벌금을 물게 될지도 모른다.

 

수십 년간 흡연을 미화해온 프랑스가 이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흡연 규제에 나선다. 카트린 보트랭 보건부 장관은 해변, 공원, 정원, 놀이터, 스포츠 경기장, 학교 출입구, 버스 정류장 등 아이들이 있을 수 있는 대부분의 야외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새 법안을 발표했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담배가 있을 수 없습니다." 보트랭 장관은 프랑스 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흡연의 자유는 "아이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가 시작되는 곳에서 끝납니다."

 

이번 조치는 공중보건을 위한 정책인 동시에, 프랑스 사회의 문화적 전환을 보여준다. 흡연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정체성과 패션, 영화 속 분위기를 규정해왔기에, 이는 마치 프랑스만의 '조용한 혁명'처럼 느껴진다.

 

프랑스 암퇴치연맹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제작된 프랑스 영화의 90% 이상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했으며, 이는 할리우드 영화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프랑스 영화 한 편당 평균 3분 가까이 흡연 장면이 등장했는데, 이는 30초짜리 TV 광고 6편 분량과 맞먹는다.

 

특히 영화 속 흡연 장면은 큰 영향을 미쳤다. 장 뤽 고다르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에서 벨몽도가 연기한 인물은 세계적으로 젊음의 저항을 상징했고, 바르도의 연기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억제되지 않은 관능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냈다.

 

그러나 이런 미화는 대가를 치렀다. 프랑스 공중보건 당국에 따르면 매년 약 7만 5천 명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최근 들어 흡연율은 감소세를 보이며, 프랑스 성인의 일일 흡연율은 25% 이하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흡연은 여전히 젊은층과 도시 세련족 사이에서 뿌리 깊은 습관으로 남아 있다.

 

프랑스의 흡연 문화는 오래도록 모순으로 점철되어 왔다. 예를 들어 에어프랑스는 미국 항공사들이 1980년대 후반부터 금연 정책을 시행한 지 한참 지난 2000년에야 전면 금연에 들어갔다. 하늘 위 3만 5천 피트에서도 프랑스는 담배와의 결별에 머뭇거렸다.

 

파리의 마레 지구처럼 트렌디한 지역에서는 이번 흡연 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실용적 수용과 향수 어린 저항이 교차하고 있다.

 

34세 패션 바이어 클레망스 로랑은 붐비는 카페 테라스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때가 됐어요. 제 아이들이 담배를 낭만적으로 여기면서 자라는 건 원치 않아요. 물론 바르도는 담배를 정말 멋지게 만들었죠. 하지만 바르도는 오늘 발표된 폐암 경고를 받지 않았잖아요."

 

반면 근처 부티크에서 일하는 53세 빈티지 상인 뤽 보드리는 이번 조치를 프랑스 정체성에 대한 위협으로 여겼다.

"흡연은 항상 우리 문화의 일부였어요. 담배를 없애면 뭐가 남겠어요? 케일 스무디뿐이겠죠." 그는 비웃듯 말했다.

 

그와 함께 있던 72세 잔 레비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녀의 쉰 목소리는 수십 년간 피워온 골루아즈(Gauloises)의 흔적이 깊게 배어 있었다.

"난 잔 모로를 보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빈티지 선글라스 너머로 반짝이는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그 목소리, 스모키하고 섹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누가 그런 목소리를 갖고 싶지 않겠어요?"

 

그 목소리는 실존적 매력을 품은 프랑스 영화 쥘 앤 짐에 영원히 남았고, 흡연은 금지하기 어려운 매혹의 상징이 되었다.

 

프랑스의 새로운 규제는 유럽 전역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영국, 스페인, 스웨덴도 이미 광범위한 공공장소 금연 조치를 시행 중이다. 스웨덴은 2019년 야외 테라스, 버스 정류장, 학교 운동장에서의 흡연을 금지했으며, 스페인은 카페 테라스까지 금지 범위를 확대했다. 다만 프랑스는 아직 카페 테라스에 대한 제한은 포함하지 않았다.

 

파리의 보주 광장 공원에서 만난 문학도 토마스 부샤르는 전자담배를 손에 쥔 채 어깨를 으쓱했다. 전자담배는 현재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어쩌면 베이핑이 우리 세대의 타협안일지도 몰라요." 그가 연무처럼 가볍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조금 덜 섹시할진 몰라도, 주름은 덜 생기니까요."

 

 

*City뉴스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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