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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캐나다 동부 해안 지역의 단풍이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됐으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색감이 덜 화려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뉴브런즈윅과 노바스코샤 등 마리타임 지역에서는 9월 초부터 나뭇잎의 색이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낙엽이 시작된 상태이다. 이는 특히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단풍 시즌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색이 너무 빨리 바뀌어요” 프레더릭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드론 촬영작가 엘렌 트램리 시모어는 최근 현장을 촬영하며 이례적인 변화를 감지했다. “제 눈에도 나무들이 예년보다 빨리 색을 바꾸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트램리 시모어의 관측은 전문가 분석과 일치한다.
“노란 잎이 많고, 빨간 단풍은 줄어들 것” 뉴브런즈윅대학교 산림환경학부의 앤서니 테일러 부교수는 기후 조건이 단풍 변화 시점과 색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9월 말부터 단풍이 시작되지만, 올해는 7월부터 이어진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잎이 조기 변색되고 있습니다.”
그는 나무가 수분 부족에 시달리면 광합성이 제한되고 엽록소 생성을 멈추게 되며, 이로 인해 잎의 노란색 색소(카로틴)가 먼저 드러난다고 밝혔다. 반면, 빨간색과 보라색을 띠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생성되기 위해 추가적인 당분과 일조 조건이 필요하므로, 올해는 상대적으로 덜 화려한 단풍이 예상된다.
강수량, 평년의 절반 수준 그쳐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ECCC)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마리타임 지역은 평년 대비 40%에서 75% 수준의 강수량만을 기록했다.
ECCC 기상학자 이안 허버드는 “노바스코샤주 그린우드는 올해 8월 역대 최저 강수량을 기록했다”며, “지난 몇 달간 이 지역은 가장 건조한 여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프레더릭턴 시도 비상 대응 프레더릭턴 시의 산림 감독관 리처드 홀은 이미 도심 내 여러 수목에서 조기 낙엽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무들이 녹색에서 갈색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 심은 나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저희 팀이 면밀히 모니터링 중입니다.”
시는 주민들로부터 “나무가 죽은 것 아니냐”는 문의도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잎이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고사된 것은 아니며, 일시적 스트레스 반응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용한 가을, 새로운 시선으로 전문가들은 올가을 화려한 색채의 단풍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연이 보여주는 차분한 색감 또한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트램리 시모어는 “색이 다채롭지 않더라도, 황금 시간대(일출 전후·일몰 직전)에 촬영하면 풍부한 감성이 담긴 가을 풍경을 담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연의 색이 조금 덜 화려하더라도, 이번 가을은 그 속에 담긴 변화의 의미와 시간의 흐름을 조용히 느껴보는 계절이 될 수 있을걸로 보인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