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5의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영상과 이미지를 활용한 암호화폐 사기가 캐나다 전역에서 확산되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피해를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사기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이미 평생 모은 자산을 모두 잃은 상태였다.

 

“너무 괴로웠어요. 제 인생이 산산조각이 났어요.”

 

온타리오주 마크햄에 거주하는 데니스(가명)는 AI가 조작한 영상에 속아 암호화폐 사기에 휘말린 뒤 약 170만 달러를 잃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이 사건 이후 극심한 충격과 수치심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일론 머스크’ 영상으로 시작된 사기

2023년 7월, 데니스는 페이스북에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등장하는 영상을 보았다. 영상 속 머스크는 자신의 플랫폼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범죄 조직이 AI 기술로 조작한 가짜 영상이었다. 목소리와 얼굴은 실제와 매우 흡사했지만, 머스크는 해당 투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데니스는 처음에 250달러를 송금했고, 며칠 뒤 ‘수익금’으로 30달러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사기를 의심하지 않게 된 그녀는 점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사기범들은 계좌 화면과 투자 보고서를 보여주며 수익이 불어나고 있다고 속였고, 데니스는 이를 믿고 집을 담보로 100만 달러 규모의 2차 대출까지 받아 송금했다.

 

결국 투자금 인출을 시도하자 “세금과 수수료를 먼저 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고, 그녀는 가족과 지인에게 돈을 빌리고 신용카드 한도까지 사용했다. 그럼에도 돈은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지금은 은퇴 자금도, 집도 모두 잃을 위기에 놓여 있어요.” 데니스는 말했다.

 

■ 유명인·방송 프로그램까지 악용

AI 기반 사기는 특정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 샬럿타운에 사는 도널드 한라한 역시 유명 TV 프로그램 ‘드래곤스 덴’이 암호화폐 투자를 홍보하는 것처럼 보이는 온라인 기사를 보고 투자에 나섰다.

 

해당 콘텐츠 역시 AI로 조작된 가짜 광고였다. 캐나다판 ‘드래곤스 덴’은 현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유포되는 투자 광고는 프로그램과 무관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라한은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투자 규모를 키워 결국 약 60만 달러를 잃었다. 투자 계좌상으로는 100만 달러 이상으로 보였지만, 인출은 불가능했다.

 

“사기꾼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난 뒤였습니다.” 그는 말했다.

 

■ 피해액 3년간 12억 달러… “진짜와 가짜 구분 어려워”

캐나다 사기방지센터(CAFC)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캐나다인들이 투자 사기로 신고한 피해액만 12억 달러에 달한다. 당국은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CAFC의 제프 혼캐슬 고객·홍보 담당관 대행은 “AI 기술이 지나치게 정교해져 이제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전문가들이 말하는 ‘경고 신호’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 사기를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유명인·정치인·방송인이 투자 수익을 보장한다고 주장하는 영상

-“지금 당장 투자해야 한다”는 긴급성 강조

-소액 투자 후 빠른 ‘가짜 수익’ 지급

-인출을 위해 세금·수수료를 선납하라는 요구

 

당국은 “온라인에서 본 투자 제안은 반드시 공식 채널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