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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에서의 ‘험담’이 관계를 해치는 요소로만 여겨졌다면, 이번 연구 결과는 그 통념을 뒤엎을 수도 있다.
최근 사회 및 개인 관계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인 사이에서 나누는 소소한 험담은 오히려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 단, 그 험담이 '둘 사이에서만' 공유될 때 말이다.
◼ 일상 대화의 14%는 ‘험담’… 그중 대부분은 연인끼리 이번 연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심리학자들이 수행했으며, 76쌍의 커플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일상 대화를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녹음해, 대화 내용과 관계 만족도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약 38분을 험담에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중 약 29분은 파트너와 함께 험담을 나누는 데 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커플 간의 대화에서 험담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4%에 달했으며, 특히 여성-여성 커플이 가장 많은 험담을 나누는 동시에 가장 높은 관계 만족도를 보였다.
◼ “같은 팀”이라는 인식 강화… 유대감 형성에 긍정적 연구진은 험담이 두 사람 간의 결속감, 소속감, 심리적 친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파티 후 귀가길에 파트너와 함께 다른 참석자에 대해 험담을 나누는 것은, 두 사람이 ‘같은 관점과 태도를 공유한다’는 느낌을 심어줌으로써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험담은 서로의 기대치나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할 수 있으며, 특정 경험을 재구성하며 기억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모두가 험담을 하지만, 누구나 험담하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를 공동 진행한 메건 로빈스(Megan Robbins)는 험담에 대한 기존 인식에 의문을 제기해온 심리학자로, 험담을 단지 ‘부정적인 소문 퍼뜨리기’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2019년 동일한 방식의 음성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진행된 연구에서도, 다음과 같은 고정관념을 반박하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이 험담하지 않는다. 소득 수준이 낮다고 해서 더 많은 부정적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아니다.
◼ 결론: 험담의 ‘형태’와 ‘상황’이 중요 물론 이 연구가 모든 험담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특히 “그 험담이 외부로 퍼지지 않고, 서로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될 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즉, 건강한 관계에서의 험담은 '공감과 팀워크의 표현'이 될 수 있지만, 악의적이거나 반복적인 험담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