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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상이 이제 단순한 습관을 넘어, 중독에 가까운 행동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의 정신 건강 및 교육 전문가들은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수면 장애, 우울증,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앱을 지워도 손가락은 거기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문제를 인식한 연구자 아니타 하그(Anita Hagh)는 약 5년 전,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집착을 멈추기 위해 페이스북 앱을 삭제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여전히 앱이 있던 자리를 무의식적으로 눌렀다. 마치 사라진 신체 부위를 인식하는 환각지(phantom limb) 현상처럼 말이다.
현재 맥길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으로, 소셜 미디어 중독성을 연구하고 있는 하그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문제성 스마트폰 사용(problematic smartphone use)"이라고 정의한다. 하그는 "스크롤을 멈출 수 없었고, 밤새 잠을 설쳤다"며, 이 현상이 단순한 습관을 넘어선 행동 패턴임을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제이 올슨(Jay Olson) 박사, 토론토대학교 심리학과 박사후 연구원은 2023년, 전 세계 5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조사했다. 그의 연구는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일상에 실질적인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 집중력,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우울증과 불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제이 올슨, 토론토대학교
올슨은 특히 2009년 이후 스마트폰 보급 속에서 자라온 세대가 문제 사용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캐나다 청소년 치료 현장: "중독은 현실입니다" 온타리오주 배리와 앨버타주 레드디어에 위치한 청소년 사립학교 벤처 아카데미(Venture Academy)에서는 실제로 '전자기기 중독'으로 치료받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임상 치료사 게리 수(Gary Su)는 "아이들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 몇 시간씩 메시지에 몰입하고, 가족과의 소통은 단절됩니다. 온라인 익명성은 행동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부모와 교사가 개입할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수는 또한 어린 학생들이 사적인 사진이나 정보를 온라인에 공유한 후, 온라인의 '영구적 흔적'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받는 사례도 자주 목격된다고 밝혔다.
아직은 '비공식 중독'… 그러나 경계해야 할 징후 현재까지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에서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정식 중독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단순히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올슨 박사는 "문제성 스마트폰 사용은 공식 중독 진단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행동 중독(behavioral addiction)의 주요 특징들과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지로 멈출 수 없음'이라는 공통점이 큽니다."라고 설명한다.
정책 변화도 요구된다… 학교 금지 조치에 이어 제도적 접근 필요 올슨은 캐나다 일부 주에서 도입된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더 나아가 정부 차원의 연령 제한 및 앱 설계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문제는 이제 공공 정신 건강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정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 개입이 절실합니다." - 제이 올슨
기술에 익숙한 세대, 익숙하지 않은 세대 올슨 박사는 "기성세대는 소셜 미디어나 스마트폰과 함께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행동을 단순한 '청소년기 반항'으로 해석하거나,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보이지 않는 중독' 스마트폰은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지만, 동시에 우리 삶을 지배하는 '디지털 중독'의 매개체가 되어가고 있다. 중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멈출 수 없다"는 인식 자체가 이미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하그는 연구를 위해 여전히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지만, 자신에게는 여전히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플랫폼들은 우리의 주의를 끌고 머무르게 만드는 데 최적화되어 있어요. 정말 중독성이 강하죠."
*City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