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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관세를 넘어 수입 금지와 정부 조달 제한으로 번지고 있다. 캐나다가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발효한 데 이어, 미국은 캐나다산 주류와 유제품, 일부 오토바이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대규모 연방정부 계약에서도 캐나다산 제품을 배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랜 동맹국인 미국과 캐나다의 경제적 갈등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고 국가적 자율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캐나다,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 보복 관세 캐나다의 보복 관세는 화요일 0시 1분부터 시행됐다. 대상은 철강과 알루미늄, 치즈, 가전제품, 의류, 화장품, 농기계 등 수백 개 미국산 제품이며 품목에 따라 15%, 25%, 50%의 관세가 적용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조치와 금액과 세율 면에서 대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미국이 캐나다에 수출한 3,336억 달러의 약 6%에 해당한다.
미국산 주류에 대한 캐나다의 대응도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 10개 주 가운데 8개 주가 미국산 주류 판매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 증류주협회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 이후 캐나다로 수출되는 미국산 증류주는 전년보다 70% 이상 감소했다.
미국은 9월 29일부터 캐나다산 일부 제품 수입 금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상에 그치지 않고 캐나다산 제품 일부를 미국 시장에서 차단하기로 했다.
9월 29일부터 캐나다산 각종 와인과 증류주, 일부 오토바이와 모페드, 유청(whey)을 포함한 유제품, 일부 당밀(molasses)의 수입이 금지된다.
미국 측은 캐나다 일부 주정부가 미국산 주류를 제한한 점 등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이른바 ‘완전하고 공정한 상호주의’를 허용할 때까지 캐나다산 제품을 대규모 장기 연방정부 계약에서 제외하도록 미국 연방조달청(GSA)에 지시했다.
8월 21일 양국의 무역 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는 캐나다에 대한 관세와 각종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카니의 대응은 ‘미국 의존도 낮추기’ 카니 총리는 이번 대응이 단순히 미국의 관세를 견디는 데 머물지 않고 캐나다 경제의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나라도 캐나다를 인질로 삼을 수 없도록 하고, 캐나다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이 밈을 만들거나 비꼬는 태도, 강경한 척하는 행동을 멈추고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나설 경우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캐나다 내에서 오히려 반발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 여행을 줄이고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니 총리에 대한 지지도 결집되고 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발언도 양국 관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온타리오 호수의 이름을 ‘아메리카 호수(Lake America)’로 바꾸겠다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고, 캐나다에서는 이를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구글과 애플은 미국 사용자용 지도 표기를 변경했다.
무역 갈등, 자동차·철강 산업으로 번질 가능성 이번 갈등에서 가장 큰 경제적 부담 가운데 하나는 북미 공급망에 대한 충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내년에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부품과 완성차가 국경을 여러 차례 오가는 구조인 만큼, 50% 관세가 부과되면 캐나다 공장들이 큰 타격을 받고 북미 전역의 자동차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
카니 총리는 워싱턴의 요구가 캐나다의 핵심 산업을 점진적으로 축소시키고 결국 궤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캐나다산 원유·비료에 의존 경제 규모만 놓고 보면 캐나다는 미국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다. 미국 경제 규모는 캐나다보다 약 13배 크며, 캐나다 수출의 70%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미국 역시 캐나다에 의존하는 분야가 있다.
미국 정유시설은 하루 400만 배럴의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농가 역시 캐나다산 칼륨 비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다만 캐나다 지도부는 지금까지 이러한 영향력을 이용해 핵심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의 대응은 배제해 왔다.
캐나다 경제가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갈등에서 중요한 요소다. 캐나다의 2분기 경제는 연율 기준 3.2% 성장해 미국의 1.5% 성장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캐나다의 저항’, 다른 국가의 본보기가 될까 캐나다의 대응은 양국의 무역 문제를 넘어 미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다른 국가들에게도 의미를 갖는다.
캐나다 역사학자 로버트 보스웰(Robert Bothwell)은 카니 총리와 캐나다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본보기로 삼아 다른 국가에 압박을 가하려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각국이 미국과 거리를 더 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맥길대학교 정치학자 다니엘 벨랑(Daniel Béland) 역시 캐나다 국민이 카니 정부를 지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가 향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강경한 대응이 성공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저항하는 다른 국가들에게 하나의 ‘본보기(template)’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강대국들이 경제 통합을 이용해 소규모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대응하려는 국가들 사이에서 주요 목소리로 부상했다.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는 가운데 카니 총리는 다음 주 유럽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이 무역전쟁에서 버틸 수 있을까 캐나다가 미국보다 훨씬 작은 경제 규모를 갖고 있고 수출의 7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갈등에는 미국 측의 변수도 있다. 벨랑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국내 지지율과 다가오는 중간선거,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를 무효화할 가능성이 있는 법적 소송 등을 이유로 이번 상황이 일반적인 무역 분쟁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캐나다가 승산이 거의 없는 싸움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되기 전 미국과 캐나다는 경제뿐 아니라 국방과 안보, 문화적으로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다. 당시에는 하루 약 40만 명이 양국 국경을 오갔다.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관세 자체뿐 아니라 양국의 공급망과 산업, 그리고 오랜 경제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산업부 장관은 캐나다가 이번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졸리 장관은 캐나다가 이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ity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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