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바쁘게 흘러온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왔는지보다, 지금 내가 어떤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제 커리어를 돌아보았을 때, 가장 밀도 있고 가장 좋은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팀은 올해 Royal LePage에서 캐나다 전국 9위로 평가받았습니다.
2022년 129위에서 시작해, 2023년 52위, 2024년 18위, 그리고 2025년 9위까지 —
매년 한 단계씩, 꾸준히 위로 올라왔습니다.

 

결과보다 더 의미 있었던 것은, 이 상승이 단기적인 운이 아니라 기준과 실행의 누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저는 다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방식이 앞으로의 10년에도 유효할까.”

 

그래서 이 글은 성과를 나열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그 성과의 한가운데에서 제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지금 이 방향을 택했는지에 대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같은 말부터 꺼냅니다.
시장이 안 좋다, 거래가 줄었다, 지금은 기다릴 때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말이 시장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자본은 늘 대중의 체감보다 한 발 앞서 움직여 왔습니다.
시장이 가장 시끄러울 때가 아니라, 오히려 모두가 한 발 물러섰다고 느끼는 순간,
이른바 smart money는 조용히 방향을 잡기 시작합니다.

 

크게 움직이지도, 요란하게 포지션을 취하지도 않습니다.
기준을 세우고, 구조를 점검하고, 다음 사이클을 준비합니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도 그 국면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거래량은 줄었고 분위기는 냉각됐지만,
그 안에서 구조가 단단한 자산과 준비된 기회들은 서서히 정리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지는 않지만, 기준을 가진 자본에게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저 역시 제 위치와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는 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Canada의 Senior Vice President로서,
Luxury Residential과 Commercial / Multifamily 자산을 중심으로 보다 구조적인 자산 자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이직이나 타이틀의 변화라기보다,
제가 어떤 기준으로 자산을 다루고 싶은지에 대한 정리였습니다.

 

저는 2020년, 비교적 작은 팀에서 부동산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첫 해에는 Royal LePage Rookie of the Year로 업계에 발을 디뎠고,
이후 Royal LePage Chairman’s Club, 즉 상위 1%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속으로 기록했습니다.

 

이 숫자들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분명해진 것은,
성과 그 자체보다 그 성과를 가능하게 만든 기준과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잘 샀다”거나 “잘 팔았다”는 결과만이 아닙니다.
그분들이 진짜로 묻는 것은 이 질문입니다.
이 결정이 전체 자산 구조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 과정이 얼마나 정확했고 매끄러웠는지,
그리고 모든 판단의 순간마다 신뢰가 유지되었는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으면, 성과는 있어도 관계는 길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는 Luxury Residential은
흔히 떠올리는 ‘고가 주택’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것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자산을 다루는 방식과 구매/매각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럭셔리한 거래란 무조건 비싼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제거된 상태에서 정확한 판단이 이뤄지고,
의사결정이 정교하며,
거래의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셀사이드에서는 자산의 가치를 과장하지 않고
정확히 해석해 시장에 포지셔닝하는 것이고,
바이사이드에서는 기회를 소외시키지 않으면서도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특정 가격대의 주택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기준은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원하고,
과정의 매끄러움과 판단의 정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과 일하고 싶다는 점입니다.

 

Commercial과 Multifamily 자산으로 넘어오면, 이 기준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이 영역에서는 감정이나 취향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오직 구조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현금흐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리스크가 어디에 쌓이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손실은 어떤 순서로 발생하는지,
그리고 출구는 명확한지.

 

그래서 요즘 저는 Commercial과 Multifamily 실물 자산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가격 변화나 시장 분위기보다,
현금흐름의 지속성, 자산 구조의 탄탄함,
그리고 사이클을 통과할 수 있는 내구성을 기준으로 자산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자산은 호황기에 얼마나 빛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불확실한 시기에 어떤 순서로 보호받는가.

 

Luxury든, Commercial이든, Multifamily든,
이 질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자산은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됩니다.
반대로 이 질문을 통과한 자산은 눈에 띄지 않지만 오래 갑니다.
그리고 smart money는 언제나 이런 자산을 먼저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 기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거래보다,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기준과 구조를 함께 만드는 일.
Luxury Residential에서는 정밀한 과정과 신뢰를,
Commercial과 Multifamily에서는 구조와 리스크를 중심으로
자산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를 남기고 싶습니다.

 

Focus.
Structure.
Durability.

 

이 기준으로 자산을 다루겠습니다.
필요한 분들께만, 필요한 깊이로.

 

조용하지만, 다음 국면을 준비하며.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늘 바쁨 속에서도
잠시 멈춰서 한 해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리하게 만드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올해 함께 인연이 닿았던 분들,
그리고 조용히 이 공간을 지켜봐 주신 분들 모두에게
따뜻하고 평안한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속도보다 기준을,

확신보다 구조를,
그리고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차분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합니다.

 

Merry Christmas,
그리고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Daniel Kim
Personal Real Estate Corporation, Senior Vice President, Sales

 

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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