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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분기 은행권 주택 담보대출 증가액이 14조 원을 넘어섰다. 이 중 집단대출은 7조4000억 원으로, 전체 증가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관계자는 "(집단)대출 승인 물량이 2~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집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단대출 중심의 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도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분야가 있다. 바로 도시재정비업계이다. 사업 구조상 집단대출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점점 그 문턱을 넘기가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심지어 업계 한쪽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대출 규제로 인해 집단대출이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이 됐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확대 시행에 은행 문턱 높아져 정부는 "집단대출은 예외"라며 문제없다는데 시장 상황은 `딴판` `집단대출`이란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특정 집단의 차주를 대상으로 일괄 승인에 의해 취급되는 여신`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분양 아파트 및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집단적으로 취급되는 대출(이주비ㆍ중도금ㆍ잔금)을 뜻한다. 세부적으로 `이주비 대출`은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추진 기간 동안 조합원의 이주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대상 토지를 담보로 하거나 시공자(시행사)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취급하고, `중도금 대출`은 분양 계약에 따른 중도금(계약금 및 잔금 제외) 납입 용도로, 은행과 시공자 간의 별도의 대출 협약을 통해 시공자가 연대보증을 하고 아파트 준공 시 1순위 근저당권 설정(후취담보 : 대출 대상 부동산을 담보로 할 수 없어, 먼저 돈을 빌려주고 주택 완공 후 소유권 설정이 가능할 때 담보 설정)이 조건이다. `잔금 대출`의 경우 주택 완공 후 등기 전까지 잔금 납입 자금을 후취담보 조건으로 취급하는 대출로서 시공자의 별도의 신용보강 없이 취급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과 구분된다. 이처럼 집단대출은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시행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동시에 절실히 요구되는 자금 조달 방안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들이 이에 대한 심사도 옥죄면서 일선 현장들은 "숨이 턱턱 막힌다"며 아우성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관계 기관 합동으로 `가계 부채 대응 방향`을 논의해 가계 `여신 심사 선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지난 2월 수도권에 이어 이달 2일 비수도권으로 확대 시행했다. 이는 정부의 가계 부채 줄이기의 일환이며 원금ㆍ이자를 함께 갚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자만 내다가 나중에 원리금을 나눠 갚는 `거치식 분할 상환`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와 금감원 관계자들은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취지가 직접적인 대출 제한이 아니므로 주택시장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은행 창구의 이해 부족 등으로 획일적으로 대출이 감축되지 않도록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예외 적용(▲집단대출과 기존 주택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 ▲상속 채권 보전을 위한 경매 참가 등 불가피한 채무 인수 ▲자금 수요 목적이 단기이거나 명확한 상환 계획이 있는 등)에 대한 유연한 심사를 당부했다. 조합은 이주비 지급에 `제동` 수분양자는 중도금ㆍ잔금 마련에 `브레이크`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발길은 제2금융권으로… 금리 높아 추가부담금 ↑ 이 같은 정부의 바람 및 전망과 달리 시장 상황은 반대로 흐르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의 여신 관리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대출 절차가 깐깐해지고 확실한 보증을 요구하는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갈 길이 바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발길은 제2금융권 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이다. 자연스레 금융비용은 높아지고,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조합원 이주에 들어갔던 대전 서구 복수1구역 재개발 조합(조합장 김명주)의 경우 시공자가 메이저급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은행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사장 김선덕ㆍ이하 HUG)의 보증 없이 이주비 대출을 해 줄 수 없다고 통보해 이주에 차질을 빚게 됐다. 복수1구역 조합 관계자는 "기존에는 HUG의 보증서 없이 시공자의 연대보증만으로도 금융권 대출이 가능했지만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보증을 요구 받았다"라며 "지난 1월 대출 보증이 가능할 것 같다는 HUG 의견에 따라 이주를 준비했는데 갑자기 등급을 낮추고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2월 이주에 차질을 빚어 현재 제2금융권을 통해 약 2% 인상된 금리로 이주비를 대출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곳은 2006년 조합을 설립해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내년 착공을 앞둬 대전 시내에서 가장 먼저 분양이 예상되던 구역이었다. 조합은 당초 이달 중 이주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약 3개월간 사업이 정체되고 높아진 금리와 그에 따른 추가부담금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복수1구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사한 상황이 어느 구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HUG의 심사 기준은 해당 정비구역의 ▲소송 진행 상황 ▲정비사업지의 위치 및 분양성 ▲시공자의 신용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소송은 돌발 변수이고, 정비사업지의 위치는 사업시행자 측에서 어쩔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대다수 조합들이 시공자의 신용도에 기인한 대출을 일으키는 게 통상적인 재원 조달 방법이었다. 하지만 대출 심사 강화로 시공자, 다시 말해 해당 건설사의 규모나 신용도 등에 상관없이 대출을 일으키기가 어려워졌다. 현 제도상 시공자 연대보증ㆍ보증 기관의 보증이 불가할 경우 `개인대출`을 받아야 한다. 특히 보증 기관의 보증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개인이 제2금융권 등을 통해 대출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비은행 금융기관 여신 증가액이 23조5375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53조9334억 원)의 43.6%를 차지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지난해 12개월 증가액의 절반 가까이를 올해 3개월 만에 채운 것이다. 이에 대해 유관 업계는 "제2금융권의 여신이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를 들 수 있다"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등으로 수요가 이동했다. 이로 인해 제1금융권의 문턱이 높아졌음에도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로 도모했던 부채 감소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자연스레 대출자의 재무구조를 부실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대출 규제 강화로 되레 가계의 부담이 늘어나고, 부채의 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가산 금리에 대한 불공정을 호소하는 곳이 늘어난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 유관 업계 전문가는 "최근 아파트 신규 분양 현장에서 집단대출 금리가 최초 은행이 대출을 제안할 때보다 높아지는 등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개별 은행이 제출한 대출 제안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시공자(시행사) 및 조합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7단지 재건축 조합(조합장 조기태)의 사례도 앞선 복수1구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은 지난 3월 은행에서 이주비 및 집단대출에 대해 HUG 보증을 요구해 어렵사리 이를 해결했지만 금리 인상으로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은행은 최초 코픽스 기준 0.7%를 요구했는데, 이후 1.45%를 요구했다. 이에 올해 초부터 민원을 통한 협의를 거쳐 0.99%대로 절충했다. 고덕주공7단지 조합 관계자는 "집단대출 시 보증을 요구한 것도 당혹스러웠지만 금리를 올려 달라는 요구는 더 당황스러웠다"며 "그래도 재원이 절실했기에 금리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최종적으로 총회를 통해 처음보다 조금 올리는 선에서 이 문제를 봉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대출 문제로) 약 3개월간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를 겪었지만 지금은 잘 마무리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주를 할 수많은 단지들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달 23일 본보가 서울 시내 이주 단계 정비구역들을 조사한 결과, 집단대출에 관한 불만과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조합 관계자들은 "대출에 대해서는 시공자가 접촉해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대출이 옛날보다 힘들어졌다니 걱정된다"고 밝혔다. 또 "대출 전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적극적이던 은행의 태도가 대출 규제 강화 이후 180도 바뀌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조합도 다수 파악됐다. ■ 해법은? 은행권 "부실화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조합 측 이해와 변화 요구 도시재정비업계 "대출 심사 간소화ㆍ보증 루트 다원화 필요… 결국 정부가 나서야" 이처럼 집단대출 규제에 따른 피해와 그로 인한 일선 현장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해 당사자인 도시재정비업계와 돈줄을 쥐고 있는 은행권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당국 역시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도시재정비업계는 대출 절차의 간소화와 대출 보증 기관의 다원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주비 대출을 신청해 놓은 한 조합 관계자는 "지난 4월 은행에 접수시키고 현재까지 한 달이 넘도록 약 40%의 돈만 들어오고 나머지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며 "대출 심의 과정만 2주가 넘어 너무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절차는 간소화하고 보증 기관은 다원화해 속도가 생명인 정비사업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은 은행도 기업이기 때문에 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강도 이상의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일선 조합 관계자들의 이해와 인식 개선을 바라는 눈치이다. A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은행 마진 부분이 적고 사후 관리는 까다롭다. 따라서 정비사업 규모(가구ㆍ토지)에 따라 사업성을 철저히 따지게 되고 보증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라며 조합 측의 이해를 구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선 조합의 변화도 필요하다"면서 "`보증을 구하기 어렵다`, `가산금리가 높다`는 등의 불만만 앞세우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 가산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해당 사업의 보다 명확한 사업성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출 관련 제안서와 약관 등에 대해서도 시공자에게 일임할 게 아니라 조합 차원에서도 꼼꼼하게 따지고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측의 `줄다리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결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늘어만 가는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비사업 진행과 업무에 차질을 빚는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추가 조치도 있어야 한다"면서 "▲분양ㆍ사업성이나 차주의 신용을 고려하되 탄력적으로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 ▲시공자 연대보증 대출 심사 완화 ▲감독 시 은행의 비이상적ㆍ자율적 판단을 견제할 안전장치 마련 등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개발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제2금융권으로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이어 "시중은행들이 집단대출 자체를 꺼리고 있는 현 추세라면 사업이 지연ㆍ정체되는 곳이 증가하는 현상이 심화돼 정부의 부담도 커질 것이다. 결국 정부가 앞장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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